📚 2021년 봄학기를 마치며... (아쉬운 점 / 잘한 점)

2021. 6. 28. 16:19Spring 2021

굉장히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올린다.
마지막으로 올렸던 글이 3월 중순 쯤 세운 공부 계획 글과, 클라우드 서버 세팅 관련한 글이었는데
전공 공부와 실험에 휩쓸려 허우적대다가 겨우 정신차려 보니 마법처럼 세 달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다.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혹시 내 블로그 글을 정주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전 포스팅을 읽고 이 포스팅을 읽음으로써 무언가 이상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학기 초 알차게 세운 목표들(포트폴리오 개발, 정기적인 CS 관련 복습 포스팅 등)을
대부분 수행하지 못하고 시간에 쫒겨 한 학기를 **🤢삭제🤢** 하고야 말았다...

3월 초 야심차게 몇 가지 목표를 세웠었다.
그 중에는 포트폴리오 사이트 개발과 같이 (A) <이번 학기에 꼭 해내야 하는 일>으로 분류한 목표도 있었고, 지난 학기에 배운 전공 과목 / 이번 학기에 배우게 될 전공 과목들에 대한 정기적인 복습 내용 포스팅과 같이 (B) <생활하면서 꾸준히 지키고자 했던 목표> 등으로 분류해 놓은 목표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정해 놓은 분류가 무색하게
대부분의 목표들을 (F) <일단 바쁘니까ㅋㅋㅋ 이 레포트까지만 내고 남는 시간에 하는 목표> 로 밀어 놓게 돼 버린 것이다.


어쨌든 여름 계절학기도 수강하지 않게 됐고, 디자인프로젝트 관련 연구실 첫 출근까지는 며칠 시간이 있어서
숨을 돌리는 김에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인가 / 그럼에도 이번 학기에 얻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변명 및 고찰을 해 보기로 했다.


😥 아쉬운 점 #1 나는 4학년 1학기 / 공대 복수전공 / 실험 두 개의 바쁨을 간과했다.

나는 내가 세운 목표들이 학기 커리큘럼을 고려했을 때 결코 그럭저럭 하며 넘어갈 수 있는할 수 있는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우 힘들 것임을 어느 정도 예상했고 평소에 하던대로 세부적인 목표로 나누어 여러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했다.


하지만, 토끼가 되어 잡혀버린 건 였다.
정신차려 보니 맨 위의 짤처럼 실험 보고서를 일주일에 무지성으로 세 개씩 써제끼느라 손만 움직이는 시바🐶새끼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일주일마다 전자회로실험 예비보고서, 결과보고서, 마이크로프로세서응용실험 결과보고서, 격주로 장론 과제와 전자회로 과제,
어셈블리 과제 및 퀴즈 준비를 하다 보니 일주일 내에 남는 시간은 없었고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일주일에 1~2일은 평균적으로 밤을 새며 몸 상태도 박살났다.


이런 생활 속에서 주어진 것들을 모두 제출하는 것은 고사하고 개인적인 목표들을 위해 시간을 쪼개 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 없었던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열심히 하고 덜 열심히 하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모든 글이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변명을 적는 포스트기 때문에 잘 들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아쉬운 점 #2 통학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체력을 낭비했다.

통학한 지 4년차 되는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무슨 엄살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통학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들을 뼈저리게 느낀 것 또한 이번 학기였다.


보통 어셈블리 퀴즈나 마프실 보고서 등 장기간 집중이 필요한 공부가 필요할 때면 학교의 남는 강의실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곤 했는데,
똑같이 공부한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그 친구들은 15분 거리의 자취방으로 향해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8시 도서관으로 복귀하기까지
어림잡아 1시간 정도의 잉여 시간이 발생하는데, 반면에 나는 이동부터가 편도 1시간 반씩 걸리다 보니 집에 도착해서 30분 정도 씻고
강아지 밥을 주는 순간 아침에 제 시간에 도서관을 도착하기 위해 출발해야 하는 시간까지 3시간이 채 남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시험기간에 더 심해지는데, 밤을 새고 나면 집에 도착해서 시험을 보고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약 1시간 반 정도 자고
학교로 와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을 2달 가까이 했던 시점에는 정신이 나가서 학교의 모 P 건물에서 36시간 정도를 노숙한 적도 있었다.
이 문단이야말로 정말 찐 변명처럼 들리는데, 어쨌든 이번 학기의 아쉬운 점을 사실적으로 적기로 했으니까 일단은 계속 적어 보기로 하자.

🤣 아쉬운 점 #3 학기 중간에 내 스스로를 되돌아 볼 시간이 없었다.

위의 아쉬운 점 #1과 #2가 바쁘게 지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한다면,
아쉬운 점 #3는 학기를 끝내고 느끼는 허무함에 대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전회실과 마프실이 본격적인 실험 주차로 진입한 3월 중후반부터 위와 같은 생활이 시작되었고
중간고사 주차를 제외하고서는 계속 무언가 하고 있지 않거나 하루에 적어도 뭔가 하나를 제출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지는 그런 시간들을 보냈다.


내 스스로를 되돌아 볼 시간이 없었다는 말이, 너무 거창한 생각까지 가지 않아도 "일단은 이 레포트까지만 내고 생각하자",
"일단은 다 제쳐두고 이 과제를 기한에 못 맞추면 😀된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숨 참고 학기를 바쁘게 끝내고 나니
순간마다 내가 무얼 짚고 넘어가려고 했는지를 잊어 버렸기도 하고...
학기를 어쨌든 마치기는 마쳤지만 원하는 학점보다는 낮게 나올 것 같아서 허탈함도 느껴지는
그런 생각들이 종합적으로 합쳐져서 이런 기분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바쁘긴 했지만 정말 이 정도로 다른 걸 포기하면서까지 공부에만 집중했어야 했을까?"
"혹시 덜 바쁘면서 공부 + 다른 추가적인 개인적인 목표들도 성취할 수 있었음에도 내가 시간을 덜 쪼개 쓴 게 아닐까?" 싶은 생각들도 든다.
어쨌든 이제 숨을 돌릴 수 있으니까, 털어놓자면 분명 어딘가 내 생활 패턴에 개선할 점이 존재할 것이다.
위와 같은 생각들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내 스스로 뭔가 떳떳하지 못했다는 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잘한 점 #1 정신없이 보냈지만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다.

이번 학기를 다 끝내고 나서 유난히 아쉬웠던 점들이 먼저 생각이 났지만, 분명 잘했다고 생각한 부분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바쁘게 보낸 만큼 얻은 것도 굉장히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1학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과목은 마이크로프로세서개론 + 마이크로프로세서응용실험인데
사실상 두 과목이 연계과목 같은 느낌으로 개론에서 익힌 이론을 실험에서 코드로 구현하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었다.
보고서를 낸 첫 주 30장으로 시작해, 매 주마다 40장 가까이 되는 실험 보고서들을 써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과목이었다.
보고서에서 요구하는 인터럽트와 Serial 통신, Timer 등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자세하게 정리된 실험 STEP을 따라가다 보면
매 주마다 기본 10시간 정도씩 쏟아부을 수 밖에 없었지만, 끝내고 나니 해 본 만큼 전부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셈블리 프로그래밍 같은 경우도 2주에 한 번씩 과제를 제출하고, 막바지에는 실기 시험 준비까지 해서 코딩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물론 강의자료도 파일 별로 필기를 다 받아 적었고 5번씩은 돌려 봤을 정도로 수업 자체에 많이 집중하긴 했지만,
실제로 그 내용을 익히고 어느 정도 내가 설계한 구조를 표현하는 데 능숙해진 것은 과제하느라 들인 시간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셈블리같은 경우 학점은 중간보다 좀 떨어져서 약간 아쉽긴 하지만ㅜㅜ 오히려 학점과 별개로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점은
x86 아키텍처나 명령어 구조에 대해 배운 게 많이 남았다는 생각 덕분일 것이다.
원래 수업 내용을 주기적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복습하고 싶었으나 결국 계획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전체 수업에 대해 딱 정리된 학기가 끝난 시점에 마무리 복습 느낌으로 포스팅을 진행하면
어차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수업들에 대해서는 내용을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계획했던 복습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잘한 점 #2 바쁜 만큼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 느껴지는 허무함이 뭔가 놓친 게 많아서 느껴지는 것이라기보단
그 동안 생체 리듬이 2~3시간씩 자고 바쁘게 움직이고 하는 것들에 맞춰져 있어서 갑작스럽게 주어진 휴식 때문에 느끼는
그런 긍정적인 허무함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위에 공부에만 집중하느라 세운 세부적인 추가 목표들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고 적었지만, 전부 다 놓고 있지는 않았다.
이번 학기 복수전공하면서 작정하고 전자공학쪽의 전공 선택을 다 채워버리겠다는 생각으로 6전공 (2실험)을 들은 와중에도
중간중간마다 SW 기업 인턴이나 대학생 대상 프로그래밍 대회에 지원하면서 코딩 테스트 경험도 몇번 접해봤고,
디자인프로젝트 관련 연구실 면담도 다녔고 여기에 교내 근로 아르바이트까지 꾸준히 다녔으니까
나름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면서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학기부터 하나 개선하고자 하는 점은 모든 기회를 잡으려고 하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개의 기회에 좀 더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점이다.


위에도 적었듯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에는 학기가 딱 끝나고 3일 정도 주어진 휴식 시간동안 다 쓰겠지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벌써 연구실에 출근해 있다.
그만큼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든 생각들이 많아, 정리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어쨌든, 학기는 끝났고 지나간 시간은 돌릴 수 없으니까 아쉬운 점은 되새기고 넘어가고 잘했던 점에 집중해서 나를 더 가꾸어보고자 한다.
방학을 막 시작했지만, 어차피 아르바이트 다니고, 연구실 다니면 월화수목금 중 하루 빼고는 매주마다 학교에 갈 것 같다.
매주마다 주어진 세미나 주제를 정리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IOS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포트폴리오 개발 등을 고려하면
거의 이번 방학은 1.5학기처럼 보내게 될 것 같다...


어차피 나는 한가한 걸 더 견디기 힘들어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이왕 바쁜 거 효율적으로 바쁘게 보내고 싶다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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